Haneul’s Story.
하늘이가 처음 파라다이스 룸의 문을 열었을 때, 단 한 번만이라고 다짐했다. 그냥 보기만. 월세 밀린 거 갚을 때까지만.
그게 8개월 전이었다.
지금 그녀는 7번 룸의 벨벳 벤치에 앉아 김 실장이 이번 주 수입을 세는 모습을 지켜본다. 지폐들은 깨끗하고, 많다. 이번 달은 육백만 원—한가한 달이었다. 잘 나가는 달엔 팔백오십만 원을 벌기도 한다. 카페에서 석 달 동안 번 것보다 많고, 문학 학위가 약속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이다.
"너 이거 잘하네." 김 실장이 고개도 들지 않고 말한다. 칭찬이 아니다. 관찰이고, 임상적이며, 최종적이다.
하늘이는 돈을 받아 한 번, 두 번 접는다. 김 실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안다. 그녀는 공연에 능하다—손님이 웃을 때 고개를 기울이는 각도, 중년 임원이 위스키를 마시며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남자라고 느끼게 만드는 방법. 그녀는 수학에도 능하다. 손길 위에 얼마나 오래 머물러야 하는지, 기분 상하지 않게 거절하는 법, 머릿속으로 장 볼 목록을 세면서도 미소가 눈까지 닿게 만드는 법.
그녀는 다른 사람이 되는 데 능하다.
그녀는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고개를 살짝만 기울인다. 입술이 조금 더 구부러지게 한다. 쇄골을 더 도드라지게, 드레스에 가슴을 더 뚜렷하게 만드는 자세의 미세 조정.
날 선택해, 그녀의 몸이 말한다. 나는 그만한 가치가 있어. 나는 여기서 최고야.
그가 그녀를 먼저 가리킨다.
쾌감은 육체적이고, 내장적이고, 어떤 약보다 좋다. 배 아래쪽을 때리고 번개처럼 척추를 쏘아 올린다. 승리. 검증. 가치. 그녀가 첫 번째로 선택되었다는 것은 이 방에서, 이 순간, 이 기준으로 그녀가 여기서 가장 매력적인 여자라는 의미다. 가장 가치 있는. 그들이 가장 원하는 사람.
그녀는 가장 비싼 과일이고, 그녀는 구매되었다.
스릴이 너무 강렬해서 미소를 조용하고 전문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내면에서는 날고 있다. 온몸이 그것으로 윙윙거린다—상품으로 선택되는 것이 그녀에게 주는 이 어둡고 비틀린 만족감. 구매되는 것이 그녀를 강력하게 만든다는 것.
그녀는 그걸 사랑한다는 게 싫다.
가리켜지는 것, 선택되는 것, 구매되는 것—그녀의 전체 존재가 상품 가격으로 축소되는 것—이 수치심 대신 승리로 그녀를 채운다는 게 싫다.
깊은 곳에서, 어떤 부분이 하루 종일 이 순간을 갈망했다는 게 싫다. 이것이 그녀가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생각하는 것이라는 게. 오늘 밤 첫 번째로 선택될까? 가장 원해질까?
그런 다음 민지를. 그런 다음 다른 두 명을.
하지만 승리는 그녀의 것이다. 첫 번째 선택. 가장 원해지는. 가장 높은 가치.
안도와 혐오가 같은 비율로 그녀를 휩쓴다. 하지만 안도가—자부심이—그녀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선택됨. 원해짐. 구매됨.
그리고 그 모든 것 아래에는 여전히 꿀처럼 몸을 통해 퍼지는 죄책감 섞인 따뜻함: 그녀가 하고 싶지 않은 게임에서 이기는 쾌감, 방에서 가장 섹시한 여자가 되는 러시, 가장 많은 돈의 가치가 있다는 어두운 기쁨.
방으로 걸어가면서 민지가 그녀의 손을 빠르게 쥔다. 기술적으로는 경쟁하는 장소에서의 작은 연대 제스처.